사랑하기때문에-기욤뮈소


외롭다고 느낄 때가 많았다. 지독히 외롭다고..

정말이지 마음을 이해 해주는 누군가와 진지한 대화를 나눠보고 싶었다. 마땅한 대화 상대가 없어 언제나 일기장이 그 역할을 대신했다.

그녀의 일기장에는 말 못할 고민이 매일 이다시피 더해졌다. 그녀는 일기장 맨 뒤쪽에 사는 동안 반드시 이루고 싶은 소원 10가지를 적어 놓았다. 소원을 이룰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는 걸 모르지 않았다. 그러나 꿈울 꾸지 못한다면 살아갈 힘을 당장 잃어버릴 것 같았다. 꿈이야 말로 암울한 오늘을 견디게 해주는 유일한 위안이었기 때문이다.

 

  1. 엄마가 간을 이식 받아 병이 낫기를
  2. 너무 비싸지 않은 새 집을 구할 수 있기를
  3. 엄마가 다시는 마약이나 술에 손대지 않기를
  4. 살면서 절대 마약이나 술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기를
  5. 단 며칠이라도 엄마와 함께 라스베이거스에서 아주 멀리 떨어진 곳으로 휴가를 떠날 수 있기를
  6. 뉴욕에 가서 공부할 수 있기를
  7. 언젠가 내 친부가 누군지 알게 되기를
  8. 늘 인생을 아름답다고 생각하며 살 수 있기를
  9. 언젠가 날 이해해 주는 사람을 만나기를

     열번째 소망은 써놓았다가 부끄러워 지우고 말았다

 

      10. 언젠가 사랑하는 누군가를 만나기를 

 

                                                                                           - by. 애비

자신의 혈육은 아니지만 가슴으로 낳고 마음으로 키운 딸의 죽음을 인정하지 못하고 노숙자로 방황하는 신경 정신과 전문의 마크,가난했던 유년기에 자신에게 불을 지른 두명의 마약밀매원을 용서하지 못하고 복수했지만 여전히 가슴에 후회와 상처를 안고있는 마크의 소울메이트 커너, 재벌가의 영양(孃)으로 부족함없는 삶을 영위하고 있었으나 음주운전중에 자신이 뺑소니로 죽여버린 아이에 대한 죄책감을 이겨내지못하고 방황하는 앨리슨, 어머니를 끝까지 믿어주지 못한 죄책감과 어머니를 알콜중독으로 몰아 간이식을 받지못하게한 의사에 대한 복수심으로 자신의 인생을 망치려는 애비...

 

네 인물의 공통점은 과거의 자신 혹은 일련의 사건과 화해하지 못하는 데에 있다.


작가는 이들의 화해를 비행기 속에서의 우연한 만남 그리고 대화로써 누구에게도 꺼내 보이고 싶지 않았던 혹은 자신마저도 기억하고 싶지 않았던 그 기억들을 타인에게 털어놓음으로써 자신도 그 사실로부터 도망치지 않고서 직면할 수 있게되고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 주게 된다. 자신의 딸을 죽인 범인인 앨리스를 용서하게되고 그러므로써 자신의 딸과 진정으로 작별할 수 있게되고 앨리스는 타인으로부터의 "괜찮아"라는 말을 통해 자신을 용서하게 된다.  자신이 저질렀던 복수극에 대한 후회를 애비의 복수를 막아줌으로써 애비가 진정 용서하는 모습을 봄으로써 자신도 자신에의해 진정으로 용서받게됨을 깨닫는다. 그리고 온몸에 입은 화상때문에 더이상 누군가를 사랑할수도 사랑받을 수도 없다고 믿었던 커너도 애비를 사랑하게 됨으로써 그녀의 사랑을 받게됨으로써 애정에 대한 믿음을 회복하게 된다.

 

작가는 알베르 코헨의 말을 인용함으로써 이들의 마음을 표현한다.

 

"내 고통은 나 자신에 대한 복수이다."

 

그렇다 내 고통은...내 수치심, 자괴감, 미움, 복수심 모두가 자신을 용서하지 못함으로써 타인을 미워하며 그 사실을 견뎌내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살아가지 않으면 안되는 이 삶을 지속할 수 없기 때문에...

누군가를 미워한다고 해서...내게 끊임없이 벌을 준다고 해서 변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저 끝이 없는 나락을 확인할 뿐이고 미움의 끝은 결국 파멸이다. 미움은 미움을 부를 뿐 그 무엇도 개선해주지 않는다.

 

이러한 사실을 작가는 라일라를 통해 표현한다.

 

"난 죽었지만 아빤 더이상 슬퍼하면 안돼."

라일라가 마크의 손을 살며시 잡으며 말했다.

"네가 죽었다면 아빠가 어떻게 슬퍼하지 않을 수 있겠니?"

마크가 간절하게 말했다.

"내가 죽어야했던건 이미 정해진 일이었어. 반드시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었지."

라일라가 운명론자 처럼 말했다.

마크는 이제 시간이 많지 않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결국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 되리라는걸 직감했다.

그는 라일라를 힘주어 껴안았다. 저승사자의 손에 이끌려 가기전에 딸을 꽉 붙잡고 놓아주지 않겠다는 듯이...

"때가 되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벌어진 일이었어."

라일라의 조그마한 목소리가 엔진소리에 묻혀 들릴락 말락 했다.

 

과거에 대해 아무리 분석하고 집착해봐도...결국 벌어진 일일 뿐인 것이다.

지금 발버둥친다 하여도 그 일이 없어지진 않는다.

그렇다면 결국 그 일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 밖에는 할 것이 없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일과 관련된 모든 것과 자신을 용서하고 그 위에 오늘의 시간을 착실히 살아가는 것이다.

쉽지 않지만 오늘을 살아야 하는 인간으로써 매일 해나가야할 과제가 아닐까 싶다.

 

과거를 보듬고 현재의 무게를 미래에 대한 희망으로 이겨나가기..

꿈이야 말로 암울한 오늘을 견디게 해주는 유일한 위안이니까..♡

by 솜니움 | 2009/05/22 10:58 | Review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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